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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 화 점화 무당의 비밀(3)
 
이순복   기사입력  2017/04/13 [13:10]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아! 아!’
 보였다. 발가벗은 여체를 볼 수 있었다. 점화의 나신이 드러났다. 윤곽이 뚜렷한 얼굴도 보였다. 다만 눈동자가 또렷이 보이지 않아 그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비비꼬며 구르는 몸짓은 태산준령이 달리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용트림이었다.
 ‘아! 용이 하늘로 오르는 모습이 저런 것은 아닐까!’
 그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곡선이 아름답다. 미(美)라는 것의 전부가 저렇게 율동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두부에서 시작하여 둔부와 허벅지가 파도치듯 꿈틀거렸다. 원초적인 미의 극치, 무용이라는 것의 원조가 저런 것인지도 모를 용트림이었다. 머리가 좌우로 약간 기웃 둥 하더니 어깨 안쪽이 드러날 듯 말듯 하였다. 다시 어깨는 원상태를 회복하며 깊은숨을 한차례 내어 쉬며, 살찌지도 않고 야위지도 않은 늑골 부근을 크게 움직여 놓는다. 그리고 개미허리를 닮은 허리를 울룩불룩 율동 시키더니, 그 여운은 아슴하게 히프에 이르러 여인의 진면목을 과시하고 있었다. 둔부는 살폭진 완만한 산등성이를 만들더니 유연한 산맥이 이어 달리는 듯하더니, 허벅지라는 두 마리의 신비한 용이 다투는 환상의 락지(樂地)를 만들어 놓는다. 이 부근이야말로 여체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자랑이 아닐까? 신비한 반월궁을 닮은 허벅지를 지나 대리석을 깎은 듯한 절품! 다리가 거기 있었다. 허벅지와 다리는 여체의 절정을 이루며 뭇 여인으로 하여금 자긍심을 갖게 한다. 이 부근이 빼어나면 빼어날수록 여인들은 이곳을 드러내기를 자랑으로 삼는다. 미니스커트의 창출은 이런 뜻을 담고 생겨난 것이리라.
 ‘여인들아! 제발 옛 여인의 본을 받아라. 거기를 가려라. 그곳을 그 소중한 곳을 그대의 주인에게만 보여라! 그리하여 즐거움을 얻어라!’
 아무튼 점화의 나신은 아름다웠다. 뛰어났다. 절품(絶品)이었다. 그런 점화의 나신 앞에서 고공은 넋이 다 나갔다 해도 거짓이 아니었다.
 눈만 뜨면 생각나는 점화였다. 꿈을 꾸어도 점화였다. 크게 재산을 얻은 후에는 더욱 그랬다. 그러나 점화는 벼랑 끝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이었다. 가까이 하려하면 벌써 저 만큼 날아가서 도저히 가까이 갈 수 없는 새와도 같았다. 그런 점화의 여체를 보게되니, 숫총각 같은 기분이 되어, 욕망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말았다.
 “꼴까닥. 꼴깍.”
 고공은 군침을 삼켰다. 침이 좌우 침샘에서 계속 솟구쳤다. 그런가 하면 고공의 남성이 용트림을 했다. 운무를 모아 한바탕 폭풍우를 쏟을 준비 태세가 되었다고 아우성을 쳤다.
 ‘이걸. 이걸...’
 고공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남성을 왼손으로 틀어잡았다.
 ‘이놈아! 염치도 없는 놈아! 이러지 마.’
 고공은 왼손에 한층 더 힘을 가하며 자신의 그것을 심하게 꾸짖었다.
 ‘으으으으---’
 이때 점화는 다시 한차례 용트림을 하며 몸을 비비꼬더니, 고공을 향하여 정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닌가. 두 다리가 가위질을 하듯 움직였다. 이런 동작은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해서 제일 먼저 고공의 시야를 어지럽힌 것은 그 살폭진 가슴의 두개 능선이었다. 이것을 이렇게 표현해서는 그 맛이 반감될 것 같다. 고공이 송씨 부인의 가슴을 더듬을 적마다 점화의 그것은 어떨까 하고 늘 꿈꾸어 왔던 바로 그것이었다. 그곳은 인류를 먹여 살렸던 샘터였다. 아직은 그 누구도 범접을 허락지 않았던 처녀지였다. 그곳의 오묘함을 멀리서나마 바라보니, 가슴이 격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그곳의 신묘함을 바로 볼 수 없었다.
 너무도 긴 세월을 그리워 해 온 탓에 그 곳이 드러나자 머리 속이 텅 비어 버렸다. 아쉽게도 멍청한 생각과 흐릿한 마음이 장애가 되었다. 그러나 행운은 계속 되고 있었다. 잠시 후에 또 다른 율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평상시라면 감히 상상치도 못할 자세가 갖추어지고 있었다. 밤송이가 익어 알밤이 튀어나오듯 은밀 지역이 드러나고 있었다. 가슴 떨리는 순간이었다. 몰래 훔쳐보아서는 아니 될 곳이었다. 그러나 은밀 지역은 얄밉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시야를 벗어났다.
 “어휴- 아아”
 보였다. 다 보였다. 검은 숲이 보였다. 가슴 복판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 뚜렷한 가슴 복판의 신비한 골짜기를 따라 횡격막이 있다는 가슴과 배. 지평선을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선. 그곳이 숨쉴 적마다 리드미컬한 율동을 했다. 드넓은 개활지를 연상케 하는 시원한 복부를 아는가? 그 중앙부에 생명의 끈이 달렸던 흔적을 아는가? 그곳엔 생명수가, 사향 냄새가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배꼽이라 하는 곳이 아닌가! 인간은 그곳에 붙어있던 생명줄이 끊어지던 날부터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먹기 위한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조물주의 무한한 사랑이 담겨졌던 이 끈을 때어내고 투쟁의 전장터로 나온 것이다. 어미와의 싸움이 처음 싸움이다. 먹어야 살 수 있다는 아우성이 그것이다. 그리고 또 세월을 이기면서 하나의 개체로 발전하여 인간이 된 것이다. 이 인간은 더욱 성장을 거듭하여 청년으로 성장하여, 또 다른 치열한 쟁투를 벌려야 한다. 그것은 종족을 유지 번성시키겠다는 본능적인 싸움을 했다. 이 싸움은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싸움이라 할 수 있지만, 어찌 보면 가장 고등적이고 고차원적인 싸움일 수도 있다. 그 싸움의 진원지는 좀더 6시 방향에 있을 것이다. 하복부 그 아래쪽에 가장 은밀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명당혈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명당혈(明堂穴)’
 풍수사들이 주장하는 좋은 묘 터를 말한다. 그 자리에 묘를 쓰면 자손이 복을 받아서 잘 된다고 한다. 그런데 묘한 것은 명당혈이란 것이 여인의 육체를 통하여 설명하면 이해가 쉽다. 여인을 바르게 눕혀놓고 살펴보면 명당혈은 가장 은밀한 부위와 꼭 같다. 해서 사람은 요람에서 올 때에 은밀 지대를 통과하였고, 갈 때도 은밀한 지대와 유사한 곳으로 가기를 원한다. 그러니까, 명당혈은 형태상으로 볼 때, 여인의 은밀 지역을 닮았다는 말이다. 알고 보면 산 자나 죽은 자나 그 은밀 지대를 점령하려는 욕심꾸러긴가 보다. 그러나 그곳은 각각 주인이 따로 있으니, 세상의 율법마다 그것을 크게 강조하고 있으나, 천명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무작정 그곳을 점령하고자 하는 것은 헛된 욕심일 뿐이다. 아니 그곳으로 하여금 정복시켜 주기를 소원하는 것 자체도 욕심일 뿐이다. 빼앗고 싶은, 뺏기고 싶은, 터(은밀 지대, 명당혈)의 싸움이란 애시당초  인간들의 헛된 욕망일 뿐이다. 원래 주인을 전재로 존재했음을 알아야 한다. 은밀 지대의 주인은 오로지 천작(天作)일 뿐, 인작(人作)일 수는 없다. 그래서 천명(天命)이라 하는 것이다.
 아무튼 인간은 이곳을 연유하여 역사를 지어냈고, 문명을 만들었다 할 것이다. 진정한 생명자리는 여기이기에 그렇다. 그런데 이곳을 놓고 지향하는 마음들의 갓 가지 표현을 사랑이라고도 하고 증오라고도 하니, 진실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고공이 바라보는 점화의 그곳은 잠시 열렸다가 시야를 벗어났다. 구름 속에 달 지나가듯이 그렇게 허무하게 시야를 벗어나고 말았다. 그것도 조물주의 신비한 장치가 이렇게만 작동하도록 마련된 탓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그곳은 배꼽을 따라 아래쪽으로 가늘고 긴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그곳이 가까워지자, 든든하고 믿음직한 둔덕지에 가려 있었다. 둔덕지는 아랫 쪽으로 짙고 검은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었다. 그 숲 속에는 신비한 샘이 있다고 했다. 영원토록 영속할 신비의 샘은 사랑의 원천이며, 생명의 근원이며, 시기와 증오와 투쟁과 화합과 희망과 절망과 행복과 비극이 함께 하는 신비의 샘이라 했다.
 그곳을 정복하느냐? 정복당하느냐? 하는 싸움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였다. 천명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쟁탈전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그곳을 통하여 인류는 영속 할 수 있었다. 생의 묘리를 터득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연모의 정으로 가슴이 연탄처럼 꺼멓게 탔을지도 모를 고공의 아픔을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목마른 자가 단비를 기다리듯 갈구하는 마음으로 고공은 여지껏 점화를 사모했다. 점화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점화를 생각지 않고는 세상 재미란 아무 데도 없었다. 그런 그가 점화의 그곳이 드러나 보이다가 게 눈 감추듯 사라졌으니 숨이 꼴깍 넘어갈 지경이었다. 눈을 씻고 다시 보아도 찰나지간에 가위 손처럼 한차례 잠간 열렸다 닫혀버린 그곳은 열리지 않았다. 엉덩이를 앞쪽으로 기웃등 하여 기울어지는가 싶더니 반쯤 엎드린 자세가 되어 잠들어 버렸다. 이렇게 되자 그 신비롭던 가슴도 개활지 같던 복부도 그리고 간절히 열망하던 생명의 샘도 모두 시야를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의 그런 반쯤 엎드린 같은 나체만으로도 고공의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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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13 [13:10]   ⓒ 대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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