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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6 화) 강비가 애구를 얻다.
 
이순복   기사입력  2016/03/14 [11:19]

 강발은 토착민을 통하여 상당한 깊이가 있는 적정을 알고 나서 애구를 얻을 돌파구를 찾고자 부심했다. 그래서 먼저 토착민에게 관애를 넘을 수 있는 샛길은 없는가 물었다. 이에 토착민은 강발의 따스한 대접에 감동을 받고 아는 대로 지세를 모두 다 털어 놓기를
 “여기서 대군을 이끌고 관을 찾아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힘든 일입니다. 다만  서쪽 산허리에 나무꾼이 넘나드는 소로가 하나 있습니다. 수목은 없으나 기암괴석이 가로막아 길이라고 할 수 없이 험합니다. 오로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데 험난한 곳은 등줄기를 붙잡아야 하고 돌부리도 의지하여 지팡이 삼아 하루 고생을 하면 관에 당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발은 이 말을 듣자 크게 기뻐하며 토착민을 진중으로 데려가 잘 먹이고 잘 입혀서 재우라 명하고 나서 유요의 거처를 찾아가 은밀히 숙의하기를
 “왕인은 왕밀의 아들이며 그의 부친은 신군을 따라 둔전하며 서기로 일했습니다. 왕인은 내 아우 강비와 일찍이 결의형제였습니다. 즉 익주의 충신 왕누의 손자입니다. 내 아우만 보내어 설복시켜 보겠습니다. 반드시 칼을 쓰지 않고도 이 일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시안왕은 크게 기뻐하며 대공을 세운 후에는 강발을 우상으로 승차시키겠다고 말하였다. 강발은 아우 강비를 피난민으로 위장시켜 떠나게 했다. 이때 관심형제는 만일에 대비하여 샛길로 관에 들어갈 것을 자청했다.
 하늘은 아직 어두운데 강비는 나그네 행색을 하고 관하에 필마단기로 은밀히 숨어들어 가서 큰소리로 사람을 만나기를 청하기를
 “나는 본래 관중 사람이오. 장사하러 나갔다가 한구(漢寇)의 소요로 인하여 도망쳐 고향으로 가는 길이오. 엎드려 바라건대 나를 구해 주시오.”
 관의 수비군이 왕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왕인은 한 사람이라면 들여보내라 하여 강비를 가까이 만나보게 되었다. 강비는 왕인 앞에 부복하였다. 왕인은 나그네가 늠름한 체구에 용모가 당당함을 보고 군사를 물리고 강비에게 묻기를
 “그대는 상인 같지 않도다. 내가 아는 사람과 흡사하다.”
 “형장은 오늘날 위풍이 혁혁하시니 지난날의 정을 망각하고 계십니다.”
 왕인은 이 말을 듣고 황급히 강비를 일으키며 끌어안고 말하기를
 “공자는 어디서 오셨습니까? 어서 성명을 일러 주십시오. 소제로 하여금 더 큰 죄를 짓지 말게 하십시오.”
 “가까이 있는 모둔 군사들을 멀리 물리십시오. 긴한 일이니 은밀히 말하리다.”
 이에 왕인은 이들이 모두 심복이고 친구라 말하고 이들을 모두 내어 보내고 나서 강비에게 절을 하였다. 그리고 강비를 당장 알아보며 용서를 빌고 나서 함께 진조를 위해 일하면서 부귀를 누리자고 권했다.
 이에 강비가 왕인의 말에 힘 있게 대답하기를
 “아우는 나를 잘못 보았소. 나는 진조의 원수인 한실의 신하인데 어찌 진조에 들어가 부귀를 누리겠소. 내가 아우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지금 아우는 부귀를 누리는지 모르나 지금 평양의 한제는 후주의 손자 유총이오. 선제 한주는 곧 유연이오. 아우 부자는 일찍이 촉한에서 한실의 록을 먹고 주부 벼슬로 있었소. 나의 부친과 매 한가지로 제갈무후의 부탁을 받고 충성을 다하여 한실을 보좌하려 하였으나 후주가 암약하여 황호가 발호하였기 때문에 한업을 잃었던 것이오. 그러던 차에 유연 왕자가 군사를 일으켜 대업을 부흥시키매 지금 이 몸은 서평후의 관작을 받고 관산을 전부로 하여 군사를 이끌고 장안을 공략하려던 차에 현제께서 이 험애의 수장인 까닭에 전진할 수 없어 이 몸이 죽음을 무릅쓰고 여기 와서 현제를 뵙는 것이오. 현제는 팔배지교(八拜之交)를 아시오. 모르시오?” 
 “아우는 진제의 분부를 받았소이다. 어찌 임금을 버리고 영화를 탐하겠습니까?”
 “구조(鷗鳥)는 연연하여 그 정을 잊지 못합니다. 나는 덕을 기려서 옛 주인을 섬기거니와 현제는 진조로 갔으니 이것은 은혜를 버리고 원수를 섬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대장부된 자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하오. 지금 진의 기운은 동서로 분열되고 남과 북으로 갈려있습니다. 어찌 무너진 진조를 부흥시킬 수 있겠습니까.”
 이에 왕인은 강비를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묻고 한참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더니 강비에게 묻기를
 “형은 나를 어찌 하시려하오?”
 “현제가 만약 옛 친구를 취하고자 한다면 함께 옛 주인을 찾아가 한 집안이 같이 출입하며 사생골육의 결의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하면 나를 포박하여 장안으로 끌고 가서 현제는 공을 청하고 부귀와 공명을 누리시오. 나는 애써 관애를 내려가지 않을 테요. 다시 살아서 유황손을 뵙지 않겠소.”
 “형은 어찌 그리 무정하게 말씀하십니까. 아우가 어찌 형을 따르지 않겠소. 다만 후인의 타매거리가 될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청컨대 형은 어서 관을 내려가시오. 내일 친히 나와서 관을 공격해 주시오. 아우가 군사를 이끌고 나가 싸우리다. 형은 거짓 패하여 물러나 아우의 추격을 기다리시오. 또 다른 장수에게는 관에 올라가 나와 호응하지 못하게 막으면 곧 요관을 지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강비는 왕인의 말을 듣고 다시 관을 내려갔다. 관위의 병졸들이 난을 피하여 관중으로 온다던 사람이 도로 관을 내려감을 수상히 여겨 왕인과 장시치가 어떤 연유가 있어 여기서 만난 것이 아닌가 하여 방벽에게 일러바쳤다. 그러자 방벽은 왕인을 만나서 난을 피하여 왔던 장사치가 어찌하여 도로 관을 내려갔는지 따졌다. 지금 진조가 한적에게 수모를 받고 있음을 들어 심하게 몰아 붙였다. 그러나 왕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대꾸하기를
 “내일 만약 쳐들어오는 군사가 있으면 내가 나가서 한적을 베어 나의 충심을 보일 테다.”
 이에 방벽이 물러가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왕인은 사심을 품었으니 믿지 않는 것이 좋겠다. 나는 관을 굳게 지키겠다. 여러분은 나의 지시를 반드시 따라라.”
 이 말을 들은 병사들이 다 같이 방벽을 깊이 믿고 각자의 부서로 돌아갔다. 다음날은 다른 날 보다 더욱 더 희망에 찬 밝은 해가 온 누리에 햇살을 뻗치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진시가 되자 태양은 더욱 더 빛나 보였다. 강비는 어깨에 날개라도 돋친 듯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3천군을 이끌고 가서 관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유요는 친히 5천 정병을 거느리고 산 위를 방비하고 황신 황명은 1만군으로 중로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왕인을 베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왕인은 강비가 싸우려고 다가오자 방벽을 불러 군사를 이끌고 관을 내려가서 적을 격퇴하자고 말하자 방벽이 대답하기를
 “아니 됩니다. 장군은 군사 일부만 데리고 내려가 싸우십시오. 접전이 한창일 때 나는 기회를 보아 짓쳐 내려가 장군을 도와 적을 깨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동안 수비를 엄중히 하여 적군이 퇴군하기를 기다립시다. 장군도 아시다시피 한장은 용장이고 지장이라서 우리가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입니다.”
 “그러면 내가 일진을 거느리고 내려가 한번 싸워보아 그들의 강약을 시험해 보겠소. 만약 그들이 강하면 군사를 거두어 올라와 엄중하게 수비해도 늦지 않을 것이오.”
 왕인은 그리 말하고 군사를 점검하여 관을 나와 짓쳐 내려갔다. 이에 방벽은 이를 그르게 생각하여 2천군을 후부에 두고 은밀히 병사에게 이르기를
 “왕인은 여기를 나가면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망동하지 말고 수비에 전력을 다하자.”
 왕인이 나가자 방벽은 관문을 굳게 닫고 방어태세를 단단히 하였다. 반면 왕인은 관을 내려와 진을 펼쳤으나 강비는 얼굴이 들통이 날까 두려워 나서지 못했다. 대신 근문귀가 말을 몰아 왕인을 맞아 싸웠다. 2장이 30여 합을 혈전을 벌리다가 근문귀가 먼저 짐짓 패하여 말머리를 돌려 달아나자 왕인이 장창을 꼬나 잡고 뒤를 쫓았다. 한군은 근문귀가 패하여 달아나자 사세가 기운 것을 알고 앞을 다투어 목숨을 구하고자 달아났다. 40 리를 채 못가서 길 양 옆에서 갑자기 포성이 산천을 뒤흔들더니 매복한 한군이 갑자기이 나타나 왕인군을 가로 막고 왕인을 사로잡아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유요는 포성을 듣고 적이 계교에 떨어진 것을 알았다. 곧 군사를 몰아 진병을 시살하며 관위로 오르려하는데 머리 위쪽에서 뇌목과 포석이 수없이 떨어져서 조금도 올라갈 수 없었다. 그리하여 중화 때까지 공방전이 티격태격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관산과 관심은 달랐다. 이미 관의 후부로 돌아가서 살펴보니 진병들은 함성만 지르고 전면에서만 싸울 뿐 후부에는 지키는 군사조차 보이지 않았다. 관씨형제는 재빨리 칡덩굴을 붙잡고 내려와 진병을 마음대로 몰아쳐서 죽여 버렸다. 그리고 살금살금 관내로 들어가 눈앞에 보이는 진장 방벽을 한칼에 목을 베어 버렸다. 방벽이 허무하게 죽자 신출귀몰한 관씨형제의 행동과 용력에 간담이 서늘해진 진병들은 서로 다투어 관중을 향하여 달아나버렸다. 이에 유요가 강발의 비상한 계책에 힘입어 관상을 점령하니 요관이 함락되었다. 
 한편 장안에서 패잔병으로부터 요관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은 남양왕은 크게 놀라 말하기를
 “요관을 잃고 적병이 평지로 나왔으니 무엇으로 적군을 막는 단 말이오?”
 남양왕의 허탈해 하는 말에 진안이 대꾸하기를
 “비록 요관을 잃었다 하더라도 남전을 잘 지켜내면 됩니다. 급히 진무장군 순우정 진위장군 여의를 명하고 노장 미황을 총도독을 삼아 남전을 튼튼히 지키면 한적을 막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남양왕은 진안의 의견을 좇아 3장을 불러 5만군을 주어 곧 남전관으로 보냈다. 미황은 남전에 이르러 영채를 묻고 있자 한의 선봉장이 이를 보고 부대를 정지시키고 탐색전을 벌렸다. 미황도 이에 대응하여 대오를 정비하고 때를 기다렸다. 이때 유요가 말을 타고 나오는데 머리에 황금투구를 쓰고 금쇄 갑옷 입고 마류마를 타고 청동 채찍을 들었다. 좌측에는 관산 우측에는 강비 양 갓에는 황신 황명 관하 관심이 벌려 서있었다. 이에 미황도 순우정 여의 왕비 이근 염승과 함께 진을 나왔다 양군이 서로 맹장들을 앞세우고 나서자 갑자기 전쟁터가 숙연해 졌다.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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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3/14 [11:19]   ⓒ 대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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