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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 화 촌년 10만원은 억울타.
 
이성무   기사입력  2016/01/27 [09:22]

2008년에도 있을 일. 노파가 억척같이 일을 하여 아들이 Y 의대 졸업. 재벌 사위가 되었다. 처가에서는 작은 병원을 차려 주었다. 이리되니 가화만사성이 아닐소냐.

 

그러던 어느 초겨울, 노파가 아들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어깨춤을 추어가며 지은 농사중 상등품만 가렸다. 삼복염천에 지은 농사 중, 참깨, 태양초고추, 녹두, 적두, 찹쌀, 마늘 등속을 가지고 아들 집을 찾았다. 강남에서도 복판에 있는 아파트였다.

 

초인종을 누르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원손 원목둥이 장손이 나타났다.

 

‘엄마는 어디 갔냐?’

 

‘동창회에 갔어요.’

 

노파는 손자를 안아보고 쓰다듬어 보고는 며느리의 세간 구경을 하였다. 며느리의 세간은 마치 천국의 것을 갓 옮겨놓은 듯 신기한 것도 많기도 하였다.

 

‘별난 것도 많기도 하구만. 집도 좋고, 방도 좋고, 세간도 다 좋고... 그리 부자집 딸이라카 던데 가계부를 쓰는 구만... 참말로 알뜰하기도 하제...’

 

노파는 중얼거리며 가계부를 살피다가 ‘촌년 10만원’이란 항목에서 눈이 멈추었다.

 

‘참 별일도 많제... 다달이 이 날은 촌년 10만원이구만... 아, 아니 이럴 수가... 나가 촌년이란 말이제... 나는 지를 꽃으로 보았등만 지는 나를 촌년이라꼬... 으음.’

 

노파는 이를 악물고 아파트를 나와 시골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전화가 왔다.

 

‘어무니요, 주무시고 가시제. 우예 그냥 갔능교.’

 

‘아니다. 촌년이 무슨 염치로 잠까지 잘라꼬. 느그 가계부 보면 모다 알낀데.’

 

노파는 전화를 끊고 말았다.

 

아들은 촌년과 가계부라는 말을 듣고 해괴하다는 생각을 하며 연유를 캐어 보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을 발견 하였다. 아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부심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내와 함께 처가에 갔다. 선물과 아내는 들여보내고 밖에 있었다.

 

‘정운 예비는 왜 거기 있어?’

 

‘저요, 촌년 아들이 부자집에 어떻게 들어가요.’

 

장인 장모도 놀라고 아내도 놀랐다.

 

‘정운 에미야, 이게 무슨 소리냐? 늬가 무슨 짓을 했어. 다 내가 늬를 잘못 가르친 죄다. 당장 가자 사돈어른께 빌러 가자.’

 

딸을 앞장세워 시골 사돈을 찾아 빌고 시어머니 50만원으로 항목이 바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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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1/27 [09:22]   ⓒ 대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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