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필자가 자전거를 타고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서 싣고 오는데 갑자기 큰 도로와 마을도로 교차로에서 차가 막혔다. 정상적으로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교통체증이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가을비가 한소끔 지내갔다. 필자의 심정이 불끈 화를 일으켰다. 웬 교통체증이람? 필자는 자전거를 도로 끝에 적당히 세우고 교통지역 현장에 다가갔다. 여성 기초의원이었다.
그녀는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이며 하는 말이 걸작이다.
“내가 너무 바빠서 여기 이 부동산에서 작은 일을 보느라고...!”
놀라운 일이다. 그 기초의원 배지가 무엇이라고 교통체증을 유발시켜 놓고 고개 한번 숙이면 그만이란 말인가?!
하지만 웃으며 사과는 하긴 했으니 서민들은 그것으로도 만족할 수밖에...
그리고 다음 선거철이 돌아왔다. 노부는 입을 꾹 다물고 그녀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 그녀가 더 큰 무슨 과오가 있었는지 모르나 그 선거 이후 그녀는 볼 수 없었다.
지금 이야기는 노부가 겪은 실화이고 시정의 소문에 의하면 지방의회를 부정하는 여론이 분분하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이 되었다. 금년 7월을 맞아 KBS와 영남일보가 이와 관련한 주민 인식조사를 해봤다.
참으로 잘한 발상이다. 우리지방의 여론과 상치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기회라 믿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30년 세월동안 주민의 혈세를 먹고 자라온 지방자치가 지역발전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됐는지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의회에 대해서는 시도민 10명 가운데 6명이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어 놓았다. 노부가 알기로 이러한 여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입 가진 노인정에서는 늘 심심풀이 땅콩이 되어 온 사실이다.
지방자치 발전의 문제가 되는 것은 소중한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그 역량을 제대로 발휘지 못하는 ‘지방의회의 역량부족’이라는 응답이 34.2%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열악한 지방재정 24.5%, 중앙정부의 의지 부족 18.3%이라하니 주민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어 기초의회를 더욱 더 오래도록 존속해야 할 지 아니라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주민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지방의회로 거듭나야할지 결판을 지었으면 한다.
이번 조사는 KBS대구방송총국과 영남일보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대구경북의 만 18세 이상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6월 24일부터 나흘간 ARS와 웹을 통해 조사한 것으로, 오차범위는 95%신뢰수준에 플러스마이너스 3.1% 포인트라 보도하고 있다.
참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라서 할 말이 없다.
재정부족과 중앙정부의 의지부족으로 그리도 도덕성이 결여된 지방의원이 제멋대로 활거하고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행동한단 말인가? 좀 더 도덕적이고 정직한 주민의 대표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