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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은 전기장판에서 떨고 삽니다.
 
이순복   기사입력  2019/04/14 [17:49]
▲ 이순복 논설위원     ©

존경하는 피형!


오늘은 난방과 연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서민의 겨울은 춥습니다. 그것도 단열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가옥의 방안 공기는 찹니다.


그렇지만 체면 때문에 다들 연탄을 사용하는 난방을 기피(忌避)하고 경유나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형태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자니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난방시설을 묵혀두고 전기장판을 켜고 겨울을 납니다. 그것은 우리 이웃도 그렇고 우리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장판이 몸에 유익하거나 해롭거나 하는 따위의 문제는 차치(且置)하고 방안공기가 입속에서 김이 나는 것을 막아내지 못합니다. 그런고로 이불속은 따뜻하나 방안 공기는 한랭하다는 말입니다. 늘 연탄방 생각이 간절하지만 이웃들도 그리 사니 참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이웃의 영세민 방이 마을 여인들의 마실 방으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방은 자원봉사 분들이 가져다 준 충분한 연탄 때문에 크고 넓은 방이 늘 찜질방처럼 따뜻해서 애용된다고 합니다.


알고 보면 연료문제는 간단한듯하나 너무나도 복잡하여 어느 누구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동차 연료는 휘발유 아니면 경유 그리고 LPG입니다.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지만, 비중으로 보면 새 발의 피보다 작습니다. 천연가스는 승용차용으로는 거의 쓰이지 못하고 최근 수소에 관심이 쏠리지만, 존재감은 없는 수준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들 외에도 바이오 연료 등이 자동차용으로 쓰이지만 국내에서는 허가하지 않으니 결국 휘발유와 경유, LPG 이 세 가지가 국내 연료 시장을 대표한다고 봅니다.


헌데 이들 셋은 늘 이해를 다투어 회자되지만 서민의 생활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도시가스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서민의 삶의 질에 깊이 연관되어 있는 도시가스문제도 심도(深度)깊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발 도시가스 값이라도 세금을 대폭 줄여서 서민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해 준다면 하는 마음을 적습니다.

 
존경하는 피형!


잘 아시지요? 기름 값 중에서도 휘발유와 경유는 유통비용과 마진, 세금, 정유사 공급가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중에서도 세금 차이가 가격 차이를 불러오는 것입니다. 경유는 트럭 등 화물차에 많이 사용하는 점도 고려하지만 서민용 기름 성격을 반영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경유가 휘발유의 80~90% 수준으로 올랐지만, 한때 경유 가격은 휘발유의 60~7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경유가 휘발유보다 싼 나라가 있는가 하면 비슷하거나 높은 곳도 있습니다. 나라마다 세금이나 유통구조, 정유산업 수준 등이 달라서 가격에 차이를 불러오는 것입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곳은 환경오염 물질 억제를 위해 높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환경단체에서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경유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형평성 차원에서 세 연료의 가격을 같게 맞추면 어떨까요? 물론 가격 변동에 따르는 문제는 한두 가지 아닙니다. 어떤 연료의 가격을 올리고 내리느냐에 따라 세수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외부 환경에 따라 가격에 변동을 주기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 하더라도 가격을 맞추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해외에도 경유나 휘발유 가격은 비슷한 나라가 여럿 있습니다. LPG야 휘발유나 경유와 특성이 달라서 한데 묶어서 맞추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남은 잉여자금으로 도시가스를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하면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여유자금이 창출된다면 도시가스 80% 시대를 앞당기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피형!


다음은 어느 유류칼럼을 인용해 본 것입니다.


유류 가격을 맞추는데 이런저런 현실적인 제약을 떠나서 가격 단일화는 한 번쯤 생각해볼 법한 문제다(단, 상용차나 LPG를 쓰는 장애인 자동차나 택시 등 특수한 경우는 제외한다. 순수하게 일반 승용차만으로 한정한다).


자동차를 사서 굴리는데 이런저런 돈이 많이 든다. 차 가격도 다르고 세금도 다르다. 유지비나 정비비용 또한 다르다. 그런 비용 차이가 공정하게 이뤄지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차별적 요소도 많고, 불합리한 부분이 하나둘이 아니다. 최소한 기름 값 만큼이라도 같다면, 자동차를 유지하는데 불공평 요소는 하나 줄어든다. 연료마다 가격이 다르면, 연료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릴 때 특정 사용자 층에 불만이 쌓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싸게 쓰던 경유가 홀로 가격이 오르면 경유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진다. 세 연료의 가격이 같다면 오르고 내리는 추세도 비슷하기 때문에 일부에게만 피해가 가는 상황도 줄일 수 있다. 차를 살 때도 연료의 특성은 참고하되, 연료의 가격은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한다. 그렇게 하면 고민거리가 하나 사라진다. 차를 산 이후에 특정 연료의 가격에 변동이 생겨서 해당 차주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줄어든다. 연료 가격이 같아지면, 가격 차이로 인한 이점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동차회사들은 성능이나 차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다.


가격을 어느 연료에 맞추느냐 문제가 남는데, 세 연료의 가격 접점은 어느 한쪽이 유리해서는 안 된다. 세 종류 연료 사용자들이 모두가 공평하다고 여기는 가격이어야 한다. 자동차산업의 균형을 깨트린다거나, 국제적인 흐름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퇴보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도 안 된다.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에서 오는 불공평 문제는 예로부터 심심찮게 불거졌다. 앞으로 LPG 구매 제한도 풀리면 연료간의 불공평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멀리 보면 전기차나 수소차의 연료도 크나큰 불공평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각 연료의 차이는 인정해야겠지만 불공평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가격 통일도 한 번쯤은 고려해 볼 일이다.

 
이와 같이 연료문제를 합리화 공정화 시킨다면 도시가스 가격인하에도 정부는 각별한 관심을 가져서 서민이 전기장판 신세만 지고 사는 세상을 몰아내어야 할 것이다.


전기를 열에너지로 바꾸어 거기에 직접 몸을 묻고 사는 서민의 고통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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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4 [17:49]   ⓒ 대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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