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말로 개그맨에 가깝게 촐랑대는 셋째 며느리를 보았다.
이 빼어난 신식 며느리는 이종 한국인이라서 거침없이 노출을 하고, 선정적이고 직설적인 언어구사로 가족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였다. 매너를 중시하는 가족들은 늘 불안하였다.
그런 셋째를 들이고 시아버지의 회갑연을 맞이하게 되었다. 삼형제는 잔치 상을 떡 벌어지게 마련하고 풍악을 잡히고, 일가친척이며 이웃어른도 초청 했다. 지체 높은 어른이 홀기를 부르고 격식을 차려서 식을 진행하였다. 큰 아들 부부가 등장하였다.
큰아들 부부는 정성을 드려서 술잔을 올리고 큰며느리가 덕담을 드리는데
“아버님, 고고청청한 학을 아시지요? 두루미 말입니다. 그 학처럼만 사십시오.”
“그래, 그게 무슨 의미인고?”
“아버님, 학은 천년을 산다 합니다. 그래서 학처럼 오래 오래 사시라 하였습니다.”
“그려 그려, 참으로 고맙구나. 고마워...”
노인은 그 말을 듣고 입이 함지박만큼 크게 벌어져서 웃음을 멈추지도 못 하는데 둘째 내외가 나서서 술잔을 드리고 하는 말.
“아버님, 저는 거북이같이 사시라고 축수를 드립니다.”
“그래, 또 거북이라... 그래 거북이 참 좋지. 둘째는 나를 거북이처럼 오래 살라고 하였겠다.”
“그렇습니다. 아버님, 뭇 동물 가운데 거북이 가장 오래 산다고 들었습니다. 아버님 건강, 또 건강하시어 거북이처럼 오래 오래 사시라고 비유하였습니다.”
“그렇구나. 그래. 너의 말을 듣고 보니 그렇겠구나. 참으로 기쁘다. 기뻐.”
이렇게 하여 다음 차례는 야생마와도 같은 셋째 며느리의 차례가 되었다. 셋째 며느리의 성정을 잘 아는 가족들은 물론이요, 이웃 사람들까지 가슴을 조이는데 셋째의 입에서 나온다는 축수의 말인즉
“아버님, 뭐니, 뭐니 해도 거시기가 최곱니다. 거시기처럼만 사십시오.”
“이 얘야, 거시기라니 거시기는 또 뭐냐?”
“잘 아시면서 거시기를 몰라요.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은 거시기 뿐인데...”
“어라. 아서라. 나는 잘 모르니라.”
노인은 기가 차서 두 손을 내어 저으며 말리는 시늉을 하였으나 셋째는 말했다.
“건드리기만 해도 그냥 살아나는 거시기가 젤입니다 요. 네 아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