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석 잔의 기적(奇蹟)을 이야기하려고 하니 먼저 기적(奇蹟)에 대한 양해(諒解)를 구해야겠다.
우리는 통상 기적이라 하면 한강의 기적이나 모세의 기적, 홍해가 갈라졌다는 기적을 상상하며 인간사에 이로운 쪽을 생각하거니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기적 즉 ‘미라클’의 본 뜻은 상식상 생각하기 어려운 아주 기이한 일을 기적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식후 술 한 잔이나 적당히 마시는 술 석 잔 정도는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아왔다.
그런데 그런 상식은 우리 인체가 받아드리지 않고 기적 같은 일을 일으킨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제 와서 뒤돌아보니 우리 사회가 너무나도 혼탁(混濁)하고 난무(亂舞)하다 보니 옳고 그름의 판단이 흐려진 부분이 많다. 그 중에서도 술 담배 그리고 마약이다.
진정 이것들이 인류를 위하여서 철저하게 규제하고 계도되어야 할 것인지 그냥 지금처럼 이대로 방치(放置)해 둬도 되는 것인지 정의할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경우 담배의 규제나 계도는 적절히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나 아직도 청소년 흡연율과 가임여성의 흡연율이 증가하고 있음은 간과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특히 상류사회에서 횡횡하는 마약류에 대해서도 특단의 조치와 단속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헌데 이번에 발표된 소주 석 잔의 기적은 우리 모든 인류를 위하여 절대적인 홍보 내지는 주입식 교육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30g(소주 약 2.5잔 또는 맥주 2캔) 이상인 남성은 음주를 하지 않는 남성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1.9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알코올 섭취량이 15∼29.9g인 여성은 비(非)음주 여성보다 높은 이완기 혈압 위험이 3배였다.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정희 교수팀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3884명을 대상으로 음주량과 대상증후군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심한 음주 그룹에 속하는 남성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비음주 그룹 남성의 1.9배였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대사증후군의 5가지 진단 기준 중 하나인 높은 수축기 혈압 발생 위험은 3.3배, 높은 이완기혈압 발생 위험은 2.5배, 높은 공복혈당 발생 위험은 2.4배, 높은 혈중 중성지방 발생 위험은 2.7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을 하루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非)음주 그룹, 가벼운 음주 그룹(15g 미만), 중간 음주 그룹(15∼29.9g), 심한 음주 그룹(30g 이상) 등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중간 음주 그룹(15∼29.9g, 하루 소주 1∼2잔)에 속하는 여성은 비음주 그룹 여성에 비해 높은 수축기 혈압 발생 위험이 2.5베. 높은 이완기 혈압 발생 위험이 3.0배, 높은 공복혈당 발생 위험이 2.1배였다. 남녀 모두 비(非)음주 그룹 대비 가벼운 음주 그룹(하루 알코올 15g 미만 섭취)에서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증거는 이번 연구에서 찾을 수 없었다.
김 교수팀은 "하루 15g 이상의 과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성별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수축기, 이완기 혈압을 높이고 공복혈당, 혈중 중성지방 농도, 허리둘레를 증가시킨다." 며 "이런 효과는 알코올 섭취로 인해 증가된 HDL 콜레스테롤 농도의 효과를 상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의 사실이 판명되었으니 음주에 대한 경각심이 들불처럼 일어나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기왕지사 이야기가 되었으니 마약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마약이란 무엇일까?
마약이란 강력한 진통작용과 마취작용을 지니며, 계속 사용하면 습관성과 중독성, 탐닉(耽溺)성을 유발하는 약물이라고 말하는데 그 마약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진통, 마취작용과 함께 습관, 중독, 탐닉성을 유발하는 약물이라 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면 술과 담배가 떠오르지 않는가?
술과 담배은 마약의 정의가 정확히 부합되지만 우리나라에서 합법으로 구입하고 음용, 흡입할 수 있다.그렇다면 그 이유가 뭘까?
세계보건기구인 WHO는 마약의 정의에 대해 위에서 언급한 이유 외에도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술과 담배는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아니다 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통계자료에는 전국 음주운전사고 19,517건, 평균 사상자 비용 3,618만원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비용은 7,662억 원이라 한다.
담배 역시 마찬가지다. 사망률 90%에 이르는 폐암은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 대비 발병률이 10%나 높고, 비 흡연자의 폐암 발병 원인 중 꼽히는 것에 간접흡연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51조의2에 따라 설립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관계자는 마약이 술, 담배와 다른 점은 "사회적 영향력" 측면이며 술과 담배는 개인에게 해롭더라도,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술을 마시고 저지르는 사고는 개인의 과실일 뿐 사회적 병리현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답했다. 이는 동의하기 어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술과 담배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다수의 인민이 존재한다.
이를 마약으로 지정할 수 없다면 "심신미약" 같은 "주취감경" 제도는 개나 줘버려야 할 것이다. 술을 마시고 저지르는 사고는 개인의 과실일 뿐 사회적 병리현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기왕지사 적폐청산을 하려고 들고 일어났다면 인간의 행복을 직.간접적으로 위해를 입히는 술 담배에 대한 정확하고도 확실한 정의가 필요하며 국가기관의 잘못된 계도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죽음의 길로 직행하는 기적 같은 일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소주 석 잔의 기적’은 당신의 건강을 절대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