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부강강병의 길 한시도 잊지 말자.
 
이순복   기사입력  2019/02/11 [16:30]
▲ 이순복 논설위원     ©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4,055억$이라 한다. 국채보상운동이나 금 모으기 운동을 생각하면 뿌듯한 감회가 밀려와 눈물이 날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국방에 소홀해 보이는 위정자들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균열의 소리. 군복무기간 18 개월 설. 병사에게 휴대폰을 자유로이 사용하게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전쟁을 억제하는 것은 오로지 힘인데 안전보장을 확보하는 길도 오로지 힘인데 선심성 정책이 아닌데 왜들 이러시나?!


‘일본 일어난다. 미국 믿지 마라.’


어느 현인이 하신 말씀인지 오늘날에 와서도 새삼 가슴에 와서 닿는다. 청일전쟁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중국을 침략하고 동남아시아를 휩쓸었다.


그 당시 일본은 이미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나라였다. 그러나 원폭이 일본 본토를 강타하자 손을 들고 납작 엎드리더니 한국동란을 계기로 다시 일어나 세계를 향하여 미래를 향하여 다시 발언권을 확대시키기 시작했다.


요즘은 핵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때문에 그것을 빌미로 일본이 다시 재무장에 나설 것이라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일본의 재무장이 뭐 별거냐고 생각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바보짓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컴퓨터상으로 핵 실험을 이미 20여 년 전에 마친 일본의 기술력이나 자본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아니 된다는 말이다.


그들의 국내법이 제대로 작동하여 재무장의 문이 열리기만 한다면 지금 중국의 전력을 능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만일 김정은 때문에 동북아시아에 핵과 군비확장 경쟁이 벌어진다면 장교와 하사관 체재로 유지되는 일본자위대의 해 공군력은 남북한 전력을 압도하는 수준임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런데 묘한 뉴스가 하나 날아들었다.


영국과 일본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해양대화를 창설하기로 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해양대화 창설 내용이 양국 공동성명에 포함될 예정이라 한다.


영·일의 공동성명 초안에는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에 공헌하기 위해 인도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의 군과 공동훈련을 한다”, “이들 국가의 해상 보안능력 제고 방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해에서 북한 선박에 석유류를 옮겨 싣는(환적) 행위 방지를 위한 협력,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민간 선박 운항정보 공유, 해적 퇴치 대책 등의 문제에 대해 양국이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문은 영·일 해양대화 창설에 대해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중국의 거대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영국이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프라 정비사업에서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일 총리는 앞서 2017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안보협력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번에 해양대화를 창설하기로 한 것은 이 공동선언을 토대로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20여년 만에 다시 아시아 복귀 전략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과거 식민지이자 영연방(The Commonwealth of Nations) 일원인 싱가포르나 브루나이에 군사기지를 새로 설치하는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영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을 맺고 있는 영국이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요지인 동남아에 군사거점을 마련하면 아시아에서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영국은 지난해 4월에는 1971년 이래 처음으로 지중해와 홍해·인도양을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 동쪽인 중동의 바레인에 새로운 군사기지를 만들었으며, 올해 안에 아라비아해에 접한 오만에 군사기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여기서 반드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영국은 대한제국 말기인 20세기 초 러시아의 남진을 저지할 목적으로 일본과 동맹관계를 수립해 일본의 한반도 강제점령을 용인한 바 있었다.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하는 영·일 준 동맹관계 가속화하여 한반도와 동·남중국해에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대립이 격화하는 구한말 정세가 재현되고 있다. 저지해야할 대상만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따지고 살펴보니 이는 분명 반복하는 역사의 소용돌이가 드센 풍랑을 싣고 우리에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영악한 영국이다. 믿지 못할 미국이다. 오뚝이 같이 일어나는 일본이다.’


우리는 중국도 러시아도 우리 편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지키고 발전하는 부국강병의 길로 매진해야 할 것이다.


평화가 먼저냐? 안전이 먼저냐? 민권이 먼저냐? 주권이 먼저냐? 그런 따위의 말싸움은 국가의 안전보장이 확실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방의 위기를 인식치 못하고 밥그릇 싸움만 한다면 위기는 도적처럼 달려들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우리의 좌표는 복지가 아니라 국가의 안전보장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2/11 [16:30]   ⓒ 대전타임즈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