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 곳이 발병하여 보훈병원을 다녀왔다. 월남전선에 참전했다는 이유로 의료수가의 10%만 받고 모든 진료를 다 해 주었다.
내가 참전용사인걸 자랑해야 할지 조국이 3만$시대를 연 것을 자랑해야할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나의 젊은 시절은 애국심과 조국에 봉사라는 말이 하나로 뭉쳐져서 행동으로 옮기며 살았다. 그러니까 참전 중에 헬기성금을 내라 해서 먹을 것을 절약해서 10$의 성금을 내었다. 1968년의 일이다. 그때 10$이란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병장의 1개월 봉급이 54$이었으니까.
아무튼 베트남에서도 남북협상이 그때 있었다. 그런데 1968년에 시작한 남.북베트남의 평화협상이 시작되어 체결될 때까지 거의 5년 동안이나 지지부진하게 그 협상을 끌고 갔다.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도 기약이 없는 평화아래 북한의 비핵화는 실종상태인데 경협만 추진하겠다고 야단법석이다.
그리고 남.북베트남 평화협정(?) 당시 협정의 준수를 감시하기 위해 사실상 이름뿐인 통제 및 감독을 위한 국제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Control and Supervision ICCS )가 설립되었는데, 이는 현재 국제사회가 대한민국과 북한의 평화협상을 지켜보고 있는 것과 상당 부분이 유사하였다.
협정 체결 당시 남베트남 정부는 영토의 약 80%, 인구의 약 90%를 통치하고 있던 사실을 ‘인정’ 받았다. 협정문은 ‘미국을 비롯한 4개 당사자 모두는 1954년의 제네바협정이 약속한 상대방들의 독립, 주권, 통일성, 그리고 영토적 일체성을 존중하기로 약속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 법률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보아도 이 문서는 당시 환경에서 남.북베트남의 공산주의자들인 베트콩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 뻔히 보인 협정이었다. 남베트남 사람들의 운명은 자신들 스스로 선거에 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그럴듯한 말이 있었다. 또한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의 무력침략을 막기 위해 무기를 요구할 경우 미국은 낱개로(Piece by piece) 혹은 1대1 대체 방식(one-to-one replacement basis)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상식 밖의 도무지 믿기 어려운 약속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것이 미국이 남베트남에서 손때기 시작했단 명백한 증거였다.
결국 남베트남은 파리협정에 동의함으로써 자살골을 넣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미국이 전쟁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이후 북베트남은 마음 놓고 남베트남을 공격할 수 있었다.
1975년 2월 13일 북베트남은 마지막 총공격을 단행하기 시작하여 그해 4월 30일 남베트남의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적화통일을 달성했다.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에 군사적으로 흡수 통일당하는 날 사이공의 대통령궁에 진입한 탱크는 북베트남의 정규군이 남베트남을 공격하기 위해 동원한 320대의 탱크 중 단 한 대였다고 한다.
베트남전쟁은 북베트남의 지원을 받는 남베트남의 공산게릴라가 시작한 전쟁이었지만 북베트남의 정규군이 마무리한 전쟁이었다. 이는 내부의 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 역사적 사실이다.
요즘 대한민국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상식화하여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잘못된 상식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적화통일 과정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베트남에서 미국을 떠나게 한 파리평화협정으로 인하여 남베트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서 나타난 끝은 대략 600만 명이 교화소로 가서 죽임을 당했다. 100만 명이상이 보트피플로 바다 또는 타국에서 떠돌다가 생을 마감했다. 그러니까 좌파가 아닌 우파가 700만 명이 남베트남 당국의 오판으로 억지 죽음을 당한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도 '자국민 우선 정책', '팍스 아메리카'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협상에서 위와 같은 선택을 하지 말란 법은 보이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만 믿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남베트남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자성(自醒)하고 각종 상황에 대해서 대비(對備)하는 일을 멈추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너도 나도 방관(傍觀)만 하다가는 적화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미국 수뇌부의 동정을 살펴보면 우리와는 동떨어진 일들을 벌리고 있지 않는가 싶다. 그것은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의 경제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되면 미국은 북한 및 다른 많은 나라들과 함께 대북 투자를 유치할 최상의 방안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다만,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해선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포괄적인 신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한국전쟁(韓國戰爭)은 끝났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표현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사라지고 현재 가지고 있는 핵을 방치한다는 말로 이해된다. 잘라 말하자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미국이 피해를 입지 않은 조치(措置)만을 추구(追求)한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국가(國家)간의 위기상황 극복(克復)을 위해서는 실전이든 사상전이든 목표가 하나라야 성공할 것이다. 그런데 마치 두 세 개의 송곳을 한데 묶어서 구멍을 뚫는 형국이니 대한민국의 처지는 영구히 핵을 머리에 이고 살 것인지 묻는 것이다.
하나의 공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구멍을 뚫으려면 하나의 송곳으로 하나의 구멍을 뚫어야 할 터인데 이게 무슨 헛된 공사인지 모를 일이다.
우리와 같이 남북 대치상황에서 여러 개의 송곳을 들고 나서서 구멍을 뚫겠다고 벼르는데 단 한 개의 송곳을 들고 나선 김정은을 무슨 재주로 감당해 낼지 근심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작년까지만 해도 자기 책상위의 단추를 자랑했다. 그것은 노동 1호 중거리 미사일이 있고 핵과 재래식 탄두를 이용하면 한반도와 일본, 괌까지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선언인 것이다.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기지들도 비핵화 검증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신오리 기지는 국내 언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곳인데 CSIS는 이곳을 비밀 기지라고 표현했고 미국 NBC 방송이 이를 받아 보도했다.
김정은은 자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이다. 대화와 협상에 있어서 진실을 내보이고 그것을 실천할 리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외교에 무지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김정은 위원장에게 말려들면 한국의 운명은 남베트남의 운명과 같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 만큼 대한민국 정부는 제발 상식을 외면(外面)한 정책에서 벗어나 자국 자강의 길로 매진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말하노니 미국 믿지 말고 소련에게 속지 말라.
그리고 미운 오리새끼는 영구히 백조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할 수 없음이 진리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